어떤 훈육
양 동 진
한반에 칠십 명 넘는
콩나물시루 적 이야기 하나
천방지축 떠들어대는
병아리들 잠재우는 법은
매의 발톱을 보여주는 것
세상사 인지상정인지라
꼭 미운 놈 예쁜 놈 있기 마련
정적을 끌어내기 위해
미운 털 하나
시범케이스로 뽑아서는
우는 아이 달래던
어느 거친 할미의 손맛처럼
다짜고짜 뺨을 후려친다
그러자 찬물 끼얹듯 싸한 고요
아, 손쉬운 통솔
고무 슬리퍼나 무례한 손바닥이
아직 여물지 않은 볼에
번쩍 차갑게 맞대던 순간에
세상은 따뜻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아이들은 먼저 알아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