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게와 거품

풍경소리(양동진) 2011. 9. 22. 19:21

          게 와 거품 



                                 양 동 진




바닷가 모래밭에

무엇이 살고 있을까

숭숭 뚫린 숨구멍 속

뽀글뽀글 뿜어 올리는 거품

먹은 모래를 게워낸 입구엔

둥글둥글 토사물 모래 탑이 되고 

바지런히 무얼 저렇게 토해내나

느리게 아주 느리게

부글부글 게거품은

그칠 줄을 모른다

게걸스럽게 꿈을 먹는지

허겁지겁 무얼 꿍쳐 놓는지 

게는 참 부지런도하지



쉼 없이 보글보글

무슨 수작을 부리는 것일까

내가 모르는 사이

어두운 뒷골목 어딘가에

수군수군 음흉한 모의로 맞댄 

은밀한 거품들 저 어둠속에서

뽀글뽀글 분출하는 사람들

여기저기 다들 잘났다고 뿌글뿌글 

나도 한번 거품 좀 뿜어내볼까

어떤 거품을 거둬야 한다는데

세상은 다시

바글바글  끓어오른다

큰일이다! 

거품에 갇혀

모두 다 묻혀버릴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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