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양동진
한결같은 몸종이 따라다닌다
쥔을 사무치게 사모하는 맘으로
누우면 눕고 걸으면 걷는다
어깨가 깔깔거리면 따라 들썩이고
울음이 서러우면 따라 들먹거린다
몸져누우면 따라 고이 눕고
생사고락 같이하는 호위병은
주인의 언저리 벗어난 적 없다
기는 네발이 서는 두 발이 되어도
등허리가 새우등을 닮아 가도
변함없는 하늘처럼 곁에있네
까딱까딱 사위는 생의 불씨는
불끈 쥔 삶의 악력을 풀고
욕망의 허물을 벗는다
벗어도 벗어도 벗을 수 없던
삶의 허울이 눕는다
따라,충직한 심복도 나란히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