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연어

풍경소리(양동진) 2011. 9. 26. 11:19

                      연어                                    

 

 

 

                                                             양 동 진

 

 

 

흘러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고 

그 불변의 법칙에 역행하는 일은

상처를 빗는 거라고

 

상류를 향하여 제 몸에

상흔을 새기며 끝내 퍼트리는 씨

종족의 번식을 향한 본능으로

헐벗은 몸뚱이를 벗어 던지고 

동글동글한 목숨으로 잉태되어가는 꿈


영글어 갈 오렌지색 알맹이들이

오글오글 손을 잡고

어미를 떠나보낸 뒤

움켜쥔 손 놓지 않는 

꼭꼭 뭉쳐만 있는

저 알들

 

그 어미가 되어주고 싶은

송두리째 흔드는

아픔이 밀려올지라도

그저 조그만 방패막이로 남아

큰 바다를 자유로이 유영하는

상상을 안겨주고 싶은

모성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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