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글

숲에게

풍경소리(양동진) 2011. 5. 15. 21:31

           숲에게 


                                           양 동 진




추락하는 것은 아름답다고 

바람에 휘청대는 가녀린

꽃잎 하나는 말한다. 

생을 마치며 떨어지는

순간은 찬란하다고

나뭇잎은 또다시 일러준다. 

가만히 바닥에 숨을 멈추고

땅속으로 꺼져

고통에 가장 먼 기쁨으로

대지 속으로 가라앉고 싶다

낮은 데로 수그린 겸허한 몸

깊이깊이 스며들어

떨어지는 꽃잎이 

별빛 같은 여운을 남기듯이   

나무의 마음이 되어

이름 없는 뿌리로서

숲속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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