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양동진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오솔길 걷다가 풀잎소리에 귀기울이며 해맑게 웃고
곁에 있어도 하늘처럼 없는듯 있는
없으면 떨어진 낙엽조차 더 슬픈
서운함에 텅 빈 방만 바라보는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
갈증나는 물의 소중함처럼 존재하다가
아무 때고 전화걸어도 그냥 편안한 사람.
목소리가 나무토막처럼 딱딱해도
그 속에 여린 마음 물결 지닌
그런 영혼 나무처럼 서 있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만나도 들꽃 향기 가득하고
근심의 낙엽이 쌓여도
굳건한 신념 한 자락 움켜쥐고
무성한 희망 잎 끊임없이 터트리는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