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놀
양동진
석류빛 노을 꽂힌 어두운 얼굴
가물거리는 사물의 잔영들
빛은 어둠을 비집고
그림자 지는것들
적삼저고리 단장하고
천년의 석양 술 한잔 걸쳤다
붉게 들뜬 마음으로
술을 따른다
구름 잔에 넘치는 정겨움에
질탕한 술판은 익어가고
지나는 사람들
동참하는 마음도 아랑곳없이
어느새 사위어가는 잔치
아쉬운 심사에
자꾸만 아쉬움이 글썽거린다
노을이 커튼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