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마음

풍경소리(양동진) 2010. 10. 28. 10:24

    마음

                         곽재구

     

    아침 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이며

    흙 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군데입니다

    작은 창 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곳

    그곳에서 나는 움켜진 걸레 위에

    내 가장 순결한 언어의 숨결들을 쏟아 붓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찾아와 앉을 그 자리

    언제나 비어 있지만

    언제나 꽉 차있는 빛나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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