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이른새벽

풍경소리(양동진) 2010. 10. 28. 10:45

    이른 새벽

                               곽재구

     

    강으로 나가는 내 발걸음에는

    아직도 달콤한 잠의 향기가 묻어 있습니다

    그럴 때면 나는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바람 중

    눈빛 초롱하고 허리통 굵은 몇 올을 끌어다

    눈에 생채기가 날만큼 부벼댑니다

    지난밤,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강둑에 매인 채 출렁이고

    작은 물새 두 마리가 해 뜨는 쪽을 향하여

    힘차게 날아갑니다

    사랑하는 이여

    설령 당신이 이 나루터를

    영원히 찾아오지 않는다 해도

    내 기다림은 끝나지 않습니다

    설레이는 물살처럼 내 마음

    설레이고 또 설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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