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보일러

풍경소리(양동진) 2011. 11. 13. 20:50

                보일러



                                     양 동 진



별은 총총, 달이 어둠을 기어오르는 새벽녘

체온이 이슬의 온도로 추락할 때

가쁘게 펌프질을 한다네

연신 씩씩거리며 불 뿜는 들숨과 날숨

숨통이 모락모락 새벽 연기로 피어올라

새벽의 기침처럼 쿨럭쿨럭 뒤채고 

모두 곤히 잠든 칠흑, 여명이 부스스 뒤척이며 

어스름이 추적추적 걸어 올 때

나는, 말도 없이 너의 포근히 깃든 잠

깃털처럼 잠들라고 밤새 부르릉 부르릉

심장의 시동을 끄지 않았다

당신이 잠든 후에 단 한 번도 졸지 않고

뜬눈으로 곤두세운 신경이었네

편안한 잠, 안락한 꿈이 되라고


나, 사그라질 때까지

마지막 구들장 온기로 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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