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양 동 진
별은 총총, 달이 어둠을 기어오르는 새벽녘
체온이 이슬의 온도로 추락할 때
가쁘게 펌프질을 한다네
연신 씩씩거리며 불 뿜는 들숨과 날숨
숨통이 모락모락 새벽 연기로 피어올라
새벽의 기침처럼 쿨럭쿨럭 뒤채고
모두 곤히 잠든 칠흑, 여명이 부스스 뒤척이며
어스름이 추적추적 걸어 올 때
나는, 말도 없이 너의 포근히 깃든 잠
깃털처럼 잠들라고 밤새 부르릉 부르릉
심장의 시동을 끄지 않았다
당신이 잠든 후에 단 한 번도 졸지 않고
뜬눈으로 곤두세운 신경이었네
편안한 잠, 안락한 꿈이 되라고
나, 사그라질 때까지
마지막 구들장 온기로 남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