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유희

나그네

풍경소리(양동진) 2011. 10. 5. 18:17

               나그네  



                               

                                 양 동 진



먼 길을 흘러가다

밀려오는 여독위로

늦은 저물녘 해가

서편으로 숙어지면

깜깜한 이정표는

갈 길을 잃고

달빛에 이끌리는

발걸음 따라

한 개 별이

유난히 반짝거리며

길손과 눈 맞춘다



그날 밤 눈이 맞은

그이와 손잡고 

포근한 하늘을 덮은 채  

이글거리는 별빛과

두근두근 숨 가쁜

설렘으로 밤을 샌다



별과 객의 동침

한번 섞은 연은

그 후로 질긴 인연으로

총총한 별밤이면 뛰쳐나가 

바람난 들뜬 영혼이 되어

하염없는 하늘 길을 튼다

동트도록 이슬에 젖은 채 

별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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