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양 동 진
나
여기
다시는
안 오리라
맹세 했었다
자고 일어나서
다시 이곳으로 와
자음과 모음을 쌓고
내 기억을 토해 내는 일
어쩌면 숙명일지 모른다
오늘은 전철을 타고 떠나려
그 결심 속에 나를 챙겨 넣고서
오래 차를 기다린다 안전선 밖에서
사람들이 열차 쪽 먼발치로 비켜서서
문득 물끄러미 반가운 친구를 기다리듯이
허전한 목을 기린처럼 빼어들고 서성거린다
그 누구도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은 듯이 그렇게
언제나 미래에서 오는 열차를 우리는 초조히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