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나라
양 동 진
안개의 나라에 안개를 만나러 간다네
아무도 알려준 적 없는
그곳은 모두가 축축한 채 살아가는
그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안개 같은 사람들이 산다네
낮과 밤이 극으로 치달릴 때
그의 세력은 활개를 치지
그를 만나기 위해선 가라앉을 준비를 해야 해
안개의 계곡에 잠기는 위험도 감수해야 해
온통 사방이 안개의 벽으로 싸여도 당황하지 말아야 해
안개의 나라의 법도 일세
안개처럼 날개를 펴고 너울거려봐
안개의 춤을 본 적이 있니
있는 듯 없는 듯 다가와서는
온몸으로 비벼대는 그 아득한 느낌을 아니
그것은 일종의 자연과의 정사일지도 몰라
오르가즘으로 타오르는 절정 같은
이마에 맺힌 촉촉한 방울방울이
그 명백한 증거일세
하지만 너무 자주가진 말게
자꾸 색색거리게 될 수 있어
지금 웃는 사람들 헛다리짚은 것일세
해수병이 도진단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