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마음의 걸음을 다듬다

풍경소리(양동진) 2011. 8. 30. 20:45

            마음의 걸음을  다듬다 



                                               양 동 진




보행의 축에 실금이 가기 시작했다 귀퉁이가 휘우듬히 허물어지고

먹구름이 몰려오면 모래성처럼 허물어질 벽


걸음의 축이 좌로 쏠려 왼쪽 허리가 아려온다 

골반은 조금  좌로 흘러서 무의식적으로 우로 돌려 앉았다 

어느새 한쪽으로만 닳아있는 삶, 왼발이 움푹 깊게 쓸려있다


중심이 한쪽으로 기울어지자 모든 힘줄들이 균형을 잡으려 안간힘을 쓴다

똑바로 걷는다는 것 중심을  잡는다는 것  지난한 일이다

눈을 감고 걸어본다 생각은 똑바로 가는데 몸은 길들어진 길로 간다

오래 그릇된 틀에 맞추고 적응하는 동안 너희들도 변했구나


안에 배긴 타성이 옭아매고 나는 올무에 걸린 노루처럼 꼼짝할 수 없는 

꼿꼿이  산다는 건 늪에서 벗어나는 것


슬프다! 나의 모든 의식과 관념들이 어그러진 골반처럼 뒤틀려 있어 


속마음의  힘살에게 다독이듯 매일 몸을 푼다 

비비꼬인 심통을 올곧게 하기위해 경직된 뼈를 매만지고 뭉친 심줄을 쓰다듬는다

가시 돋친 마음과 덧난  상처들을 어루만져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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