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머금은 강물
양동진
그대 보고 싶어
모든걸 제쳐두고 달려가지요.
문득 나의 얼굴이 그립다고 느껴 진다면,
마음의 편지를 보내세요.
쓸쓸하고 황량한 밤일지라도,
부르세요.
귀는 항상 당신께 열려 있어요.
혹여, 혼자 생각에 마음 닫지마세요.
내가 필요 하다면,
언제든 다가갈 수 있지요.
살다보면 괜시리 푸념 늘어놓고 싶을 때
슬며시 눈짓을 던져요.
어젯밤 님 얼굴 유난히 정감 있어 보이더군요.
고요한 파동 방죽 언저리 살래살래 비빌 때,
우아하고 단아한 목소리 들었네요.
달빛 흘러내리는 물결 따라
찰랑찰랑 은빛 살결 그다지도 고운지 미처 몰랐네요.
관음증 걸린 사람처럼 멍하니 바라보았죠.
부드러운 듯 차가운 당신 두 얼굴을 가졌더군요.
어둠속 벗어나 따스한 기운 감도는 안식처로 향합니다.
당신의 아쉬운 시샘 뒤로하고
가뭇없이 명멸하는 외딴 가로등
하얀 안개 속 스며들어 갑니다.
하루도 쉬지 않는 님 의 속삭임
자꾸 뒤돌아보네요.
내 눈길 당신께 향하여 잠시 멈춰 서지만
먼발치 지켜만 보는 님 은 차가워 보여요.
앵돌아진 여인처럼.
다시 옷깃 여미고, 세상속으로 속절없이 흘러갑니다.
달빛을 밟고 어둠을 가슴에 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