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사랑시)

그림자 사랑

풍경소리(양동진) 2011. 5. 21. 11:14

            그림자 사랑  



                                              양 동 진



나무 앞  가까운 곳에 

나무가 두 팔을 벌리고 서있습니다

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덮쳐도

둘은 항상 마주보며 지켜봅니다.

해가 뜨고 햇살이 숲을 덮을 때

그리운 그림자하나

사뿐사뿐 다가섭니다.

하루에 한번 

서로의 그림자로 단 한번 껴안습니다.

그렇게 수 백 년을 살았습니다.

늘어가는 옹이처럼

제 몸은 거북등을 닮아갑니다  

우듬지엔 바람 들어

삭아가는 가지도 있었습니다.

세월 따라

온몸에 푸른 이끼로 검버섯이 돋아도

둘은 웃으면서 나뭇잎을 펄럭입니다. 

다시 흙이 되어 만날 수 있는

믿음 때문입니다

둘은 그렇게 그림자 손을 잡고

오늘도 포근히 잠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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