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달밤

풍경소리(양동진) 2010. 10. 26. 18:09

              달      밤

                이호우

       

              낙동강 빈 나루에 달빛이 푸릅니다

              무엔지 그리운 밤 지향없이 가고파서

              흐르는 금빛 노을에 배를 맡겨 봅니다.

       

              낯익은 풍경이되 달 아래 고쳐 보니

              돌아올 기약없는 먼 길이나 떠나온 듯

              뒤지는 들과 산들이 돌아 뵙니다.

       

              아득히 그림 속에 淨化(정화)된 초가집들

              할머니 조웅전(趙雄傳)에 잠들던 그 날 밤도

              할버진 율(律) 지으시고 달이 밝았더니다.

       

              미움도 더러움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온 세상 쉬는 숨결 한 갈래로 맑습니다.

              차라리 외로울망정 이 밤 더디 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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