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풍경소리(양동진) 2010. 10. 26. 18:06

                이병기

         

        짐을 매어 놓고 떠나려 하시는 이 날      

        어둔 새벽부터 시름없이 나리는 비        

        내일(來日)도 나리오소서 연일(連日) 두고 오소서

         

        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오시라  

        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나리는 비        

        저으기 말리는 정은 나보다도 더하오.

         

        잡았던 그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신다.     

        갑자기 꿈을 깨니 반가운 빗소리라.       

        매어둔 짐을 보고는 눈을 도로 감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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