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스크랩] 바코드 또는 비번

풍경소리(양동진) 2010. 10. 24. 10:36

바코드 또는 비번

박 옥 위

 

모른다. 소통이 꾀 다른 채널이다

철통같던 자물통도 열쇠도 유물이다

아 거기 누구 없어요 소리치는 사람 있다

 

내게는 얼마쯤의 바코드가 작용하나

주민등록번호 열네 자리를 눌러 주세요

‘비번이 틀립니다’ 하고 날 돌려 세운다

 

아파트 문 암호도 서툴게 눌렀더니

‘번호가 다릅니다’ 상냥하게 꾸짖는다

언젠간 ‘열려라 참께’ 목소리로 문 열겠다

 

자동문을 지나서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며

장미 한 다발을 열쇠인양 안고 와서

누군가 소리치고 있다 누가거기 없나요.

출처 : 풀꽃으로 일어나
글쓴이 : 풀솜다리 원글보기
메모 : 풀꽃으로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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