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스크랩] 나팔꽃의 아침

풍경소리(양동진) 2010. 10. 24. 10:38

나팔꽃의 아침


군부대 철조망에 나팔꽃이 폈습니다

나팔꽃 아가들이 조르르르 매달려서  

후우욱 불어보아도 소리나지 않습니다


아침마다 새로 피는 새빨간 나팔꽃

접은 꽃 채를 풀어 기상나팔 붑니다

신선한 아침이 해를 살큼 밀어 올립니다


청순한 소녀가 아침 창문을 엽니다

철조망을 타고 오르면 어디까지 오를까요

울다가 웃는 철부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눈 흘김에 쉬 지는 가슴이지만

날마다 다짐하며 풀어내는 나팔소리

신선한 나팔소리를 당신께 드립니다.


벽 


아기는 힘이 세지

세상을 열고 나오지


으아앙! 


열어젖뜨리는 

물컹한 

세상의 문


두 주먹 힘차게 쥐고

출발선 앞에 서서


박옥위


새가 

날아온 벽은

한 폭

풍경이 되고


절벽은 

벽의 단애에

꽃도 하나 피우는데


엎어진 

벽을 끌고 가는

오체투지 방물장수




출처 : 풀꽃으로 일어나
글쓴이 : 풀솜다리 원글보기
메모 : 풀꽃으로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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