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의 아침
군부대 철조망에 나팔꽃이 폈습니다
나팔꽃 아가들이 조르르르 매달려서
후우욱 불어보아도 소리나지 않습니다
아침마다 새로 피는 새빨간 나팔꽃
접은 꽃 채를 풀어 기상나팔 붑니다
신선한 아침이 해를 살큼 밀어 올립니다
청순한 소녀가 아침 창문을 엽니다
철조망을 타고 오르면 어디까지 오를까요
울다가 웃는 철부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눈 흘김에 쉬 지는 가슴이지만
날마다 다짐하며 풀어내는 나팔소리
신선한 나팔소리를 당신께 드립니다.
벽
아기는 힘이 세지
세상을 열고 나오지
으아앙!
열어젖뜨리는
물컹한
세상의 문
두 주먹 힘차게 쥐고
출발선 앞에 서서
벽
박옥위
새가
날아온 벽은
한 폭
풍경이 되고
절벽은
벽의 단애에
꽃도 하나 피우는데
엎어진
벽을 끌고 가는
오체투지 방물장수
출처 : 풀꽃으로 일어나
글쓴이 : 풀솜다리 원글보기
메모 : 풀꽃으로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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