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대숲
양 동 진
베어라
달빛을 참수하라
수없는 처형에
달도 차마
눈을
감아버리고
별만
홀로남아
그 밤의
참상을 증언하고
숲에 튀긴
하얀 핏자국
멈추지 않는 선혈
피로 어룽진
그림자 하나
휘청거리다 비틀거리다
끝내
숨이 멎는다
바람 자객만 찬바람 남기며
쏜살같은 활 되어 날아가고
잠잠한 바람
대숲은 처형을 끝내고
아무 일 없는 듯
침묵속으로 들어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