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을 쏘다
양 동 진
너를 붙잡고 한참이나 망설인다 목표를 향한 결심은 때론 흔들리고
바람의 향배를 가늠하는 겨냥은 버드나무 가지처럼 떨다
이내 감이 다가올 때 꽉 잡은 너의 꽁무니를 놓았다
휘이익! 아 황홀한 여음
뒤끝을 가득 채우는 울림은 온몸의 전율로 흐른다 뒤돌아보는 법 없는 쏜살같은 질주
허공을 박차고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꿈틀거리는 꼬리의 파닥거림
너는 살아남아, 살아남아 내가 보낸 나의 모든 심혈을 과녁에 전하리라
튼실한 두 다리를 주춧돌처럼 박아놓고 한 어깨는 목표를 향하여 움츠려
쿵쿵거리는 심장에 숨을 구겨놓고 눈은 저 먼 목표를 향해 이글거린다
저 집요의 눈초리 허공을 꿰뚫는 인광은 이미 과녁에 닿고 이젠 제가 보낸 힘으로 가야한다
활 하나가 튕겨진다 축적된 억눌린 심정을 토로하듯 번개같이 내달린다
적을 향해 혼신으로 대가리를 쳐드는 살모사의 공격처럼
내가 살기위해 일침의 독을 내뿜는 일발의 장전은 거침없이 날라간다
저 멀리 날아가 목표를 제압하리라 정곡을 찔러 정통을 채우리라
관중이요! 탄성이 흘러나온다 관중이요! 깃발은 성공을 자축하고
구경꾼들은 탄성을 쏘아 올린다 오랜 침묵을 씻어내는 함성이 우렁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