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활을 쏘다

풍경소리(양동진) 2011. 10. 8. 20:38

            활을 쏘다



                              양 동 진




너를 붙잡고 한참이나 망설인다  목표를 향한  결심은 때론 흔들리고

바람의 향배를 가늠하는 겨냥은 버드나무 가지처럼 떨다

이내 감이 다가올 때  꽉 잡은 너의 꽁무니를 놓았다


휘이익!  아 황홀한 여음

  

뒤끝을 가득 채우는 울림은 온몸의 전율로 흐른다 뒤돌아보는 법 없는 쏜살같은 질주

허공을 박차고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꿈틀거리는 꼬리의 파닥거림

너는 살아남아, 살아남아 내가 보낸 나의 모든 심혈을 과녁에 전하리라


튼실한 두 다리를 주춧돌처럼 박아놓고 한 어깨는 목표를 향하여 움츠려 

쿵쿵거리는 심장에 숨을 구겨놓고 눈은 저 먼 목표를 향해 이글거린다

저 집요의 눈초리 허공을 꿰뚫는 인광은 이미 과녁에 닿고 이젠 제가 보낸 힘으로 가야한다


활 하나가 튕겨진다 축적된 억눌린 심정을 토로하듯 번개같이 내달린다

적을 향해 혼신으로 대가리를 쳐드는 살모사의 공격처럼

내가 살기위해 일침의 독을 내뿜는 일발의 장전은 거침없이 날라간다 

저 멀리 날아가 목표를 제압하리라 정곡을 찔러 정통을 채우리라


관중이요! 탄성이 흘러나온다  관중이요! 깃발은 성공을 자축하고

구경꾼들은 탄성을 쏘아 올린다 오랜 침묵을 씻어내는 함성이 우렁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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