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사랑시)

너에게로 간다

풍경소리(양동진) 2011. 9. 19. 21:20

              너에게로  간다

                          


                                          양 동 진


너에게로 간다

나의 발은 항상 너를 향하여

멈출 수 없는 지고지순함을 신고 

그 발걸음으로 다가서고 있다



당신이 살고 있는

저 내면의  깊은 곳

네가 사방 막힌 

어둠의 세상에

멈춰서 있을지라도

나는 너에게로 간다



네가 숨 쉬는 동안

너의 내쉬는 날숨이  되고

때로는 들숨에 섞여

너의 내밀한 가슴을 헤집고

너의 품속 한적한 오솔길에 자리 잡아

얕은 숨결로 숨어 살리라



 

네가 매일아침 화장대 앞에서

화려한 꽃으로 변신할 때

향기론 스킨은 촉촉하게 튕겨지고 

그 찰나에 들러붙는 먼지가 되리라

또는 너의 머리카락에 앉은 티끌이 되어

해맑은 웃음에 들썩이는 어깨처럼 찰랑이리라



채워지지 않는 허한 심사를  달래려

나는 너에게로 발돋움 한 채

너의 익숙한 길목에서 바람으로 서성거리리라 

하지만 너는 오지 않고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들의 스치는 소리만 오고 있다 



가을 찬바람만 아린 속 덧나게 후벼 파면 

으슬으슬 찬기에 내 영혼은 떨고 있네요 

미운 당신, 야속한 당신 이라며 중얼거리지만

차마 밖으로 토해내지 못한 채

먹먹한 마른 나무가 되어가네요 



그대의 그림자만 환영처럼

가로등 불빛에 처량하게 어른거리네    

기다리는 설움이 빗물처럼 쏟아지는

불빛아래 한 남자가 떨고 있다네.


'창작(사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   (0) 2011.10.01
스타킹   (0) 2011.10.01
그대와 나   (0) 2011.09.17
너 떠난 후   (0) 2011.09.16
각시붓꽃   (0) 2011.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