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구두코

풍경소리(양동진) 2011. 6. 21. 23:19

                     구두코 

 

 

                                                 양 동 진

 

 



어둠을 사르는 탱글한 만월  

온종일 둥근 곡선에 검은 달을 새긴다  

도시의 허물과 때, 눌러앉은 볼  

뽀얗게 닦아주는 다사로운 눈길 

제 손으로 낳은 빛들 거리를 노닐고  

해맑은 웃음으로 낮에도 달이 뜬다  

어루만진 손끝에 매달린 시간들      

구두약 여린 피막 입히고    

거북등처럼 갈라진 잔주름 실개천으로

흑진주들이 촘촘히 박힌다  

나지막한 언덕을

이리저리 누비고 휘돌아

햇빛보다 밝은 길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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