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잠자리

풍경소리(양동진) 2011. 6. 1. 21:31

           잠자리 


                           양 동 진



잠자리 한 마리 하늘을 난다
풀숲 위를 고인 연못 위를
찰랑찰랑 스륵스륵 떠돌아다닌다.
하늘거리는 수초위에 공기처럼 앉았다가

촐랑촐랑 꼬리로 목도 축인다.
살랑대는 바람길로 날개가 날아다닌다.
조무래기들 천방지축 풀밭을 누비고
동그란 철사 망을 치켜들고 숨죽이고 있다
수풀에 쪼그리고 빤히 쳐다보는 눈망울들
하늘길  바람의 길목에서 잠자리를 기다린다.
휘둘러진 촘촘한 거미줄 속에

잠자리 날개 걸렸다
바동거릴수록 감기는 수렁 속에
공중을 뒤흔드는 발버둥
바스락바스락
파닥이는 날개가
허공을 세차게 흔든다. 

 

 

팔월의 상엿소리   /  양 동 진



잠자리 한 마리 하늘을, 풀숲 위를

고인 연못 위를 찰랑찰랑, 스륵스륵 떠돌아 
하늘거리는 수초위에 풀잎처럼 앉았다가

꼬리로 촐랑촐랑 목도 축인다.
살랑대는 바람길로 날개는 바람타고

새털구름 깃 하나 얹히고
조무래기 천방지축 까르르까르르 풀밭을 뒹굴고

둥근 철사 망 치켜들던 숨죽임
수풀에 쪼그려  빤히 쳐다보는 별빛 눈망울

하늘 길  바람의 길목에서 기다리는 덫 

휘둘러진 촘촘한 실핏줄 거미줄 속에

걸렸다 날개, 빠졌다 수렁
바동거릴수록 감기는 허공의 늪 ,하늘 향해 뒤흔드는 발버둥
바스락바스락 파닥이는 날개가 파도를 친다 

잠잠한 호수에 동그란 파문, 파문, 파문....

고요한 하늘 깨우는 울음, 울음, 울음.... .


지상에 뾰족한 뿌리 내린 

풀어헤친 머리, 바람소릴 몰고

회리, 회리, 회리친다 

마른 나뭇잎들 혼처럼  맴돌아

쩌렁쩌렁 매미소리 매앰매앰  

팔월의 상엿소리 되고  


'창작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풍경보   (0) 2011.06.06
수박 서리   (0) 2011.06.04
갈매기   (0) 2011.05.31
소나기  (0) 2011.05.31
비와 삽살개   (0) 2011.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