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점(閉店)
박주택
문을 닫은 지 오랜 상점 본다
자정 지나 인적 뜸할 때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인형
한때는 옷을 걸치고 있기도 했으리라
그러나 불현듯 귀기(鬼氣)가 서려오고
등에 서늘함이 밀려오는 순간
이곳을 처음 열 때의 여자를 기억한다
창을 닦고 물을 뿌리고 있었다
옷을 걸개에 거느라 허리춤이 드러나 있었다
아이도 있었고 커피잔도 있었다
작은 이면 도로 작은 생의 고샅길
오토바이 한 대 지나가며
배기가스를 뿜어대는 유리문 밖
어느 먼 기억들이 사는 집이 그럴 것이다
어느 일생도 그럴 것이다
---------------
박주택 1959년 충남 서산 출생. 경희대 국문과와 같은대학원 졸업.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꿈의 이동건축」당선. 현대시작품상, 소월시문학 수상. 경희대 국문과 교수. 시집 『꿈의 이동건축』, 『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사막의 별 아래에서』 시론집『낙원회복의 꿈과 민족정서의 회복』
박주택
문을 닫은 지 오랜 상점 본다
자정 지나 인적 뜸할 때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인형
한때는 옷을 걸치고 있기도 했으리라
그러나 불현듯 귀기(鬼氣)가 서려오고
등에 서늘함이 밀려오는 순간
이곳을 처음 열 때의 여자를 기억한다
창을 닦고 물을 뿌리고 있었다
옷을 걸개에 거느라 허리춤이 드러나 있었다
아이도 있었고 커피잔도 있었다
작은 이면 도로 작은 생의 고샅길
오토바이 한 대 지나가며
배기가스를 뿜어대는 유리문 밖
어느 먼 기억들이 사는 집이 그럴 것이다
어느 일생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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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택 1959년 충남 서산 출생. 경희대 국문과와 같은대학원 졸업.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꿈의 이동건축」당선. 현대시작품상, 소월시문학 수상. 경희대 국문과 교수. 시집 『꿈의 이동건축』, 『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사막의 별 아래에서』 시론집『낙원회복의 꿈과 민족정서의 회복』
출처 : 푸른 시의 방
글쓴이 : 강인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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