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땅
풍경소리(양동진)
2010. 9. 11. 20:41
땅
양동진
태초에 너와 나 한 몸을 이루며 살았네.
거대한 판과 판이 만나는 지점 우리는 서있었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 모든 걸 떨구어 버릴 듯한 진동과 함께
우리는 서로의 찢기는 모습을 바라보며 생이별을 했지.
서로에게 다정한 친구였고 때로는 연인이 되며
즐겁게 살아왔던 기억들 허공 속에 숨어버렸지.
간발의 차이 너는 지상 되고 난 지하 되었지.
빛을 먹고사는 지상 어둠을 먹고사는 지하
우린 서로를 그리워했지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았던 그대와 내가 만나는 날 ,
다시 너는 어둠 되고 나는 빛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