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나무

풍경소리(양동진) 2011. 11. 2. 21:18

               나무  



                                             양 동 진



네가 낡은 회색빛으로 슬프거나

푸른 우울의 물가를 서성거릴 때  

내게 바람의 전갈을 흘려보내라

나는 누군가의 슬픔과 고통에

단풍잎 같은 사랑의 언어를

예비해 둘 것이니

사랑을 주는 것은

나의 소명이요, 기쁨이기에

서슴지 말고 언제든지 들려주기를 

그러면 언제라도 나는

코스모스의 세심함으로, 

너의 쓰라린 가슴을

부드러이 쓸려가는

낙엽의 감촉으로, 안아주리라

어느 때라도 나는

너를 위한 사랑의 언어를

준비해 두고 있을 것이다

나의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