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말
풍경소리(양동진)
2010. 9. 11. 10:44
말
양 동 진
시골 마을에
말 다달다달하는 아이 있었네.
보잘 것 없는 집안 변변찮은 부모 둔
조무래기 한 무리
가게 앞 조잘거리며 지나고 있었네.
어미는 진열장 너머
말더듬는 한 아이 가리키며 말했네.
“얘야, 저 모습이 얼마나 흉하니 너는 저렇지 않지?”
소년은 화들짝 놀라며 놀란 가슴 끔뻑거렸지.
(나도 저 아이처럼 그러한데)
소년은 그때부터
말을 가슴으로 삭이며 표현하지 않았네.
더덜더덜 더듬는 모습
혐오스럽다 말 한마디에
소년은 말 향한 강박증
부끄러운 훈장처럼 달고 다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