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대숲

풍경소리(양동진) 2011. 10. 7. 19:31

         대숲 



                         양 동 진




베어라 

베어라  

달빛을 참수하라 


수없는 처형에 

달도 차마 

눈을 

감아버리고

별만 

홀로남아 

그 밤의

참상을 증언하고


숲에 튀긴

하얀 핏자국

멈추지 않는 선혈

피로 어룽진

그림자 하나

휘청거리다 비틀거리다

끝내 

숨이 멎는다


바람 자객만 찬바람 남기며 

쏜살같은 활 되어 날아가고  


잠잠한 바람 

대숲은 처형을 끝내고

아무 일 없는 듯

침묵 속으로 들어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