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바다의 주파수를 따라가다

풍경소리(양동진) 2011. 10. 7. 18:57

바다의 주파수를 따라가다  



                            양 동 진




푸른 향기를 내뿜는 생들이

즐비하게 어디론가 떠나감을 직감하며

가지런히 머리의 줄을 맞추고

빈틈없는 정렬은 상인의  바지런한 손

등 푸른 고등어 왕 수염 새우 울퉁불퉁 멍게

모두 새벽이나 한낮의 포획 속에 떼어졌고 

그리운 물결은 흐린 눈처럼 가물거린다


저기 붉은 새우님

푸른 안테나를 치켜들고

어디로부터 전해오는 소식을 수집하는 것인가

희미한 잔물결 숨소리 가늘게 잡히자

더욱 바짝 수신기를 밀어 올린다


저 고독한 기다림


뭇사람들 발걸음에  흥정하는 소리

얼음 쏟아지며  철퍼덕 낙수소리에

파묻히는 저 먼 바다의 파도 음   

신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지쳐갈 무렵, 

들린다 희미하게 전해오는 짠 해조음

하지만 다가가기엔

이젠 너무 먼 바다


짜디짠 무언가 눈에 어룽거릴 때

그를 호명하는 소리

(새우 몽땅 떨이요)

급한 손이 까만 어둠속으로

황급히 바람을 일으키고 

왕 새우의  긴 수염 한 자락 언뜻 비치고

육십 촉 백열등 아래 

긴 안테나 여리게

파르르 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