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양동진) 2011. 10. 2. 11:17

                        거울 


                                                양 동 진



 

당신이 웃고 있는 것을 알기에  빙긋이 다가갑니다

내가  두근거리는 걸음으로 가면 당신은 항상 잰걸음으로 달려오지요

반갑다는 징표로 숨 가쁘게 달려오구요 

우리는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영혼의 친구이기 때문이죠 

당신의 맑은 눈,  오뚝한  코, 도톰한 입술, 초승달  눈썹으로 

내 심사는 뜬 구름이 되어 세상먼지 잠재우는 여우비를 만들지요 

내가 미소를 보내면 어김없이 가지런한 치열로 화답도 하구요  

때로는 찡그리며 눈꼬리 올라가 얼굴 붉힐 때에도 슬며시 다가와

쭈글쭈글 주름을 어루만지고 가만가만 다독이다 돌아갑니다

그래서 모자란 나는, 당신이 꼭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