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쓸쓸한공원
쓸쓸한 공원
양 동 진 바람이 시간을 잠재우는 적막한 공원의 둔치 낚싯대 간간이 드리워진 한가한 졸음이 몰려오는 하오 서툰 남자가 환영처럼 두리번거린다. 작심한 듯 외진 곳에 차를 세우고 하늘을 멀끔히 올려다본다. 생과 사의 길목에서 마지막 풍경을 뇌리 속에 담듯이.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다) 혼잣말로 풀어놓는 마지막 유언처럼 낮게 드리운 일몰의 그림자 하나 길게 늘어진다. 사리사리 피어오르는 혼불처럼 공간을 채우는 질식의 향기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는 독백은 번개탄 구멍 속으로 화형되었다. 낯선 이방인 곁으로 낯선 차들이 달려든다. 하얀 수의를 입은 장의차, 푸른 제복의 순찰차, 흔적을 끌고 갈 레커차가 줄줄이 부고를 듣고 총총히 몰려든다 (오라구 오라구 손짓하지 않았는데,) 비닐장갑 검시관은 생의 종언을 선언한다 잿빛 주검은 체온으로 사건의 시간을 알려준다 그의 마지막은 생면부지의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정작 그들은 아무도 그의 소리에 관심이 없다 잔잔한 공원에 한줄기 찬바람이 쌩하고 지나갔다 공수래공수거의 증거물처럼 최후의 거주지는 허 0000 렌터카.
사진출처 / 엔학고래 http://blog.daum.net/lgb5912/6475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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