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스크랩] 어름꾼 풍경소리(양동진) 2011. 9. 5. 21:15 어름꾼 양 동 진 밧줄에 몸을 맡기고 허공을 움켜쥔다 허공 속에 가상의 무게를 쥐고 천칭처럼 나풀거린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갈 듯 활개를 친다 앞 만 보고 가는 앉은뱅이 전진 밑을 보지마라 시선에게 당부하지만 눈은 눈치가 요요하다 곁눈질로 아래를 훑는다 공기의 부력으로 떠있는 듯 출렁거리는 녹밧줄 광대는 합죽선을 흔들며 허공잡이를 한다 어긋나기로 디딘 발은 아슬아슬하다 한 치의 오차에 등 돌린 추락 가야 할 길은 코앞 줄 위에선 먼 길 팽팽한 삭도 아래로 땀이 달아난다 그림자가 자꾸 출렁거린다 고요속의 폭풍처럼 낙하하는 땀의 파편들 사방으로 튀기는 방울방울이 소름으로 파고든다 군중 속에 탄성이 떠받든 저 외로운 줄타기. 출처 : 허수아비와 세상풍경글쓴이 : 세상풍경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