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사랑시)
코스모스
풍경소리(양동진)
2011. 8. 29. 21:06
코스모스
양 동 진
너를 본 순간 나풀거리는 접아를 생각했다
가는 꽃잎이 나비의 날개 같았다
바람에 나풀거리는 협접은 날아갈 듯 하늘거렸다
벼가 익어가는 황금들판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음 짓던 너
형형색색의 너의 화판은 여린 처녀의 살갗이다
만지면 얼룩질 것 같아 눈으로만 만져본다
분홍빛은 수줍고 붉은빛은 정열이고 노랑은 몽환적이고 하양은 청순했다
내가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때 너는 붉은 꽃잎으로 얼싸 안았고
내가 너에게 예쁘다고 말할 때 너는 분홍 꽃잎으로 고개를 돌려 피식 웃었지
내가 너에게 요정 같다고 말할 때 너는 노란 꽃잎으로 나풀나풀 춤을 추었지
내가 너에게 청초하다 말할 때 너는 하얀 꽃잎으로 발랄한 웃음 지으며 어깨를 들썩였지
너는 가을의 여왕이다
나는 너에게 충성하는 한 마리 벌이다
여기저기 질탕하게 비비며 너의 꽃가루 퍼트릴 거야
다음 가을에도
너의 미소 또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