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글
여름밤
풍경소리(양동진)
2011. 8. 12. 22:06
여름밤
양 동 진
별이 초롱초롱한 밤하늘을 덮고 평상에 누워 잠을 청합니다.
깊고 푸른 여름밤의 하늘은 그윽하고 단아해서 쉽게 잠의 품속으로 안기지 못합니다.
눈동자 속으로 파고드는 별빛들이 마음을 자꾸 들뜨게 만듭니다.
이별 저별 눈에 담다보면, 어느새 정신은 아침이슬처럼 영롱해집니다.
감성의 촉수가 쉴 새 없이 내면을 파고들면, 괜스레 그리운 이를 생각합니다.
저 무수한 별무리 속 수많은 유성들, 나의 빛깔과 향기에 맞는 별을 헤아려 봅니다.
하나 둘 또다시 켜켜이 심중에 그것들이 포개지면
풀벌레 우는 소리에도 애상이 젖어 있는 듯 쓸쓸한 가을소리가 됩니다.
함께 귀 기울이는 밤, 어둠과 밝음이 저마다의 소리로 존재를 알리는 으스스한 밤에,
내 귀와 눈에 얼비치는 아리따운 하나의 별빛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요정 같은 그 아련한 빛은 깊어가는 밤하늘을 찬란하게 그득 채웁니다.
그리하여 내 마음은 풍족한 바다가 되고 풍성한 가을 열매로 행복한 미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