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강변에서

풍경소리(양동진) 2010. 4. 12. 20:06

                                            강변에서    

 

 

                                                      양동진

 

 

무심한 밤에 

홀로 산보를 하네.

인적 없는 공원 가로등불 

온화한 빛

자기 팔만큼 벌리고 

내리 비치네

발자국 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적막을

강가에 들려오는

물새소리가  흩어뜨리네

오라는 곳  없어도  

갈 곳 많은 

나그네 마음 생각하며 

무겁게 내려앉은 

침묵의 대지를 걷네 

반겨주는 사람 없는 

야심한  밤 강가  

침묵과 고요만 가득하네 

전등 불빛 

아른거리는 잔물결  

발랄하게  춤추 듯 

살랑거릴 뿐.

그 강물 애잔함을 쫓아

자꾸  발을 옮기네 

달밤에  홀린 듯

유영하는 몽유병자처럼 

깨어나면 강변에 

서있는 그림자 하나

내  마음 헤아리는 애인이여

기쁠 땐  보석처럼 

빛나며 발랄하지만

슬플 땐  깨진 유리조각들 

뿌려 놓은 듯

차갑고 냉정하네.

마음 위로받고 위로하고  

때로는 친구처럼  연인처럼     

어쩌면 숙명일지  모르는 

관계를  이어가네 .

따스한 가슴  안기면 

변함없는 애정으로     

보듬고   쓰다듬어

모성애의  바다처럼  

한 없는사랑 베푸네 

아이 응석 받아주듯

온화한 미소 머금고 

잔잔히 제몸을 반짝이며

하얀 웃음 던지고 있네.

바람 따라 변하는 표정은    

세상의 오묘함

다 모아 논 듯 

다채롭네.

어여쁜 그대 만나러 

홀로 그곳에 가네.

오롯한 자태

홀로 독점하고 싶어

오늘도 만날 기대에 부풀어  

밤안개 헤치며 

깊은 고요속으로 

나는 흘러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