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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전거...양동진
풍경소리(양동진)
2011. 3. 25. 16:49
자전거
양동진
언덕을 향하여 살랑살랑 엉덩이 흔들며 간다
산들바람은 솟아오른 땀방울을 흩트리네
가쁜호흡은 이미 고갯마루에 다다랐는데
다리가 풀려 의식이 흐물흐물하다
이윽고 절정에 다다르며
순간의 정상이다
허벅지의 극한을 이기고
이젠 내리막
바람보다 더 빠르게
쏜살같이 내달린다
바퀴살이 회오리를 일으키며
가로수를 풀들을 빨아들인다
추억의 소용돌이 속으로 시간을 되돌리며
휘날리며 휘날리며 바람을 가르고
두 바퀴가 허공에 길을 내고 날아가네
날개를 달고 훠어이 훠어이
은륜이 꿈을 꾸며
멀리멀리 하나의 점으로 사라져간다 |
출처 : 하얀풍경
글쓴이 : 큐트 원글보기
메모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