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그리운 감옥의 창살
햇살 그리운 감옥의 창살
김남주(金南柱)
내가 손을 내밀면
내 손에 와 고운 햇살
내가 볼을 내밀면
내 볼에 와 다순 햇살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자꾸자꾸 자라나
다람쥐 꼬리만큼은 자라나
내 목에 와 감기면
누이가 짜준 목도리가 되고
내 입술에 와 닿으면
어머니가 씹어주고는 했던
사각사각 베어먹고 싶은
빨간 홍당무가 된다.
김남주
1946년 전남 해남군 출생. 광주제일고 자퇴. 1969년 전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입학. 반 유신투쟁을 전개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제적됨.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이사, 한국민족예술인 총연합 이사. 옥중 서한집 [산이라면 넘어주고 강이라면 건너주고][삼천리], 시선집 [사랑의 무기][창작과 비평사], 제 4시집 [솔직히 말하자][풀빛] 출간(1989). 광주항쟁 시선집 [학살][한마당] 출간. 민족문학 작가회의 민족문학연구소장 취임(1990). 제 5시집 [사상의 거처][창작과 비평사] 출간. 제 9회 '신동엽 창작기금상' 수상. 시선집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미래사] 출간. 산문집 [시와 혁명][나루] 출간. 하이네의 정치풍자시집인 [아타 트롤]을 번역, 출간([창작과 비평사])함(1991). 제 6시집 [이 좋은 세상에][한길사] 출간. 옥중 시선집 [저 창살에 햇살이 1, 2][창작과 비평사] 출간. 제 6회 단재 문학상 수상. 1994년 췌장암으로 별세. 제 4회 '민족예술상'이 수여됨. 김남주의 시 13편에 곡을 부친 민중가수 안치환의 헌정앨범 'Remember'가 발매됨(2000. 4).광주 중외공원(광주 비엔날레공원) 안에 '김남주 시비(詩碑)'가 제막(2000. 5)됨. 아내 박광숙 여사는 강화도로 이주,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지내다 현 인천 강화여고 국어교사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