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나무의 노래

풍경소리(양동진) 2010. 11. 2. 10:01

동 반 8 - 나무의 노래-

                                 강 계순

 

멈출 수 없구나

그대 사랑하는 일 나는

멈출 수 없구나.

온몸에 푸른 핏줄 세우고

부끄러이 충혈한 꽃망울 터뜨리고

조금씩 키 높이면서 그대에게로 가는 일.

겨우네 기진했던 잠

잠 속에 갇혀서 얽혀 있던 천 갈래의 소리

모두 풀어 헤치고 그대에게로 가는 일

멈출 수 없구나.

온 세상 적시면서 오는 비

온몸으로 받고

껍질 하나씩 아프게 찢으면서

스스로 자라나는 부드러운 팔, 터지는 울음

나날이 깊이 젖으면서 나는

멈출 수 없구나.

온몸 구석구석 등불을 켜고

금빛 후광에 싸여서 다가오는

그대 옷자락 한 손에 잡고

긁히는 바람 돌로 치는 징벌에도

그대 사랑하는 일 나는

멈출 수 없구나.

 

 시구연구

멈출 수 없구나 : 그대에 대한 사랑의 지속성, 그대에 대한 나의 사랑의 열정

온몸에 ~ 가는 일 : 나무의 가지가 자라고 꽃망울을 터뜨리며 나무가 자라는 모습으로, 화자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나타냄

겨우내 : 겨울내내

잠 속에 갇혀서 얽혀 있던 천 갈래의 소리 : 겨울동안 휴식을 하는 나무의 모습

껍질 하나씩 아프게 찢으면서 : 사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의 아픔

껍질 하나씩 ~ 멈출 수 없구나 : 어떠한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도 임에게 다가가려는 시적화자의 사랑의 감정

긁히는 바람 돌로 치는 징벌 : 임을 사랑하면서 겪게 되는 고통과 괴로움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표현 : 사랑의 과정을 나무를 통해 비유하고 있음

주제 : 고통과 슬픔을 견뎌 내며 조금씩 키워 가는 사랑의 마음

 

 해제 

‘나무’를 시적 화자로 삼아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노래한 시다. ‘그대를 사랑하는 일’을 멈출 수 없는 시적 화자는 조금씩 조금씩 대상에게 다가가고 있다. 껍질을 찢으며 울음을 참으며 어떠한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도 임에게 다가가려는 시적 화자의 사랑의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