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깃발

풍경소리(양동진) 2010. 10. 24. 18:50

          깃 발

                이호우

     

            깃(旗)발! 너는 힘이었다. 일체(一切)를 밀고 앞장을 섰다.

            오직 승리의 믿음에 항시 넌 높이만 날렸다.

            이 날도 너 싸우는 자랑 앞에 지구(地球)는 떨고 있다.

     

            온 몸에 햇볕을 받고 깃(旗)발은 부르짖고 있다.

            보라, 얼마나 눈부신 절대의 표백(表白)인가.

            우러러 감은 눈에도 불꽃인 양 뜨거워라.

     

            어느 새벽이드뇨 밝혀 든 횃불 위에

            때묻지 않은 목숨들이 비로소 받들은 깃(旗)발은

            성상(星霜)도 범(犯)하지 못한 아아 다함 없는 젊음이여.

     

 

핵심정리

갈래: 현대시조. 연시조

성격:  역동적, 관념적, 의지적

표현상의 특징

   * 전통적인 시조의 형식을 과감히 탈피, 현대적인 감각을 잘 살림

   * 삶에 대한 굳센 의지와 승리에의 신념을 생동감 있게 표현

   * 3장이라는 기본적 틀을 제외하고는 시조의 기본 형식을 파괴함

   * 직설법과 과장법의 사용

   * 중심적 심상은 상징적 심상

주제 : 절대적 허무를 극복하려는 강인한 힘과 의지의 표상인 깃발의 예찬

출전 : [이호우시조집] [문장]

 

 

해설

생명을 향한 의지의 표백에서 남는 것은 시도 그 정신도 아닌 절대 허무의 경지다. 이 시조는 그 경지를 넘어선 강인성을 보여 주고 있다.

 

1연에서 깃발은 '힘'의 상징으로, 2연에서는 '절대의 표백'으로, 3연에서는 '젊음'의 표상으로 나타난다. 이들 세 이미지 사이에 어떤 유기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는 쉽게 파악하기 어렵지만, 이 작품이 삶에 대한 굳센 의지와 승리에의 절대적 신념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음은 잘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