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스크랩] 나비의 꿈 2. 얼룩

풍경소리(양동진) 2010. 10. 24. 10:33

나비의 꿈 2

 

                         박옥위

 

내 꿈은 비바체 맑은 음향 살풋 날아 오월의 유채밭을

춤추는 노랑 나비 은 빛깔 플룻 소리는 명치를 울인다.

 

하나의 점인 것을 울음으로 문을 연 하늘 만한 산고여 이슬

베던 풀 언저리 어머니, 가뭇한 내 생애 나래 옷은 있나요?

 

볼성궂은 애벌래 적 비벼대는 배냇짓 아슴아슴 연초촉빛

꿈도 함께 갉고 있다 포화 속 덜미 잡히던 그 악몽을 벗어나.

 

절기 중 꽃망울 사춘(春)의 꽃 여울 빛살들이 난무하는

긴 강의 흐름 끝에 눈뜨는 아픔을 맑혀 풀꽃 하나 피울 테요.

 

한 잠을 돌아 눕고 금줄도 둘러놓고 맑은 날 바람 속에

허물도 벗어 걸고 푸른 별 여명 속에서 등을 여는 나의 날개.

 

자, 쉬잇 여린 실핏줄이 떨고 있다 물먹은 생명주에

점점이 수를 놓아 어머니, 푸른  내 삶도 첫 날개를 폅니다.

 

 

                       얼룩

 

1

씻어도 손 때가 가시잖는 얼룩을

비벼 보고 말려 보고 오만 짓거릴 다 하다가

마침내 내 안에 그림자임을 깨닫는 이 미망.

 

2

산다는 건 모로 달고 자로 재고 하다가도

아픔은 감싸안아 쓰다듬고 하는 것을

밝게 뜬 보름달에도 얼룩이야 있는 것을

 

3

가슴 아픈 얼룩 하나 하얗게 바래려고

맑은 물로 우려내고 시나브로 헹궜더니

웬일로 치자꽃물 같은

그리움이 배었는고?

 

출처 : 풀꽃으로 일어나
글쓴이 : 풀솜다리 원글보기
메모 : 풀꽃으로 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