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북어
풍경소리(양동진)
2011. 12. 13. 21:23
북어
양 동 진
아가리가 꼬챙이에 나란히 꿰인
모두 한결같이
아, 단말마의 비명처럼 벌린 채
시간의 더깨를 덮어쓰고 굳어갔다
미라처럼 변해가듯이
그물에 잡혀 올라올 때
거친 숨 헉, 하고 들이 킨 건
신선한 바다 내음새
임종 직전의 소원처럼
일제히 한 곳을 향하여
내지르는 소리
밤새 진열대 어둠속
헛된 말조차
주절거리지 못하는 아가리는
아, 하고 정지된 절규 속에
유언 같은 딱딱한 말로 굳어간다
바다가 그립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