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여승

풍경소리(양동진) 2011. 11. 15. 21:47

                여승  



                                      양 동 진




파르르 어깨에 흘러내리는 눈물 한 줌 하나의 추억이 삭둑 잘리면

하나의 인연도 가뭇하게 사라져 수북이 쌓인 관계의  모래성은

흐물흐물 무너져 또 하나의 끝없는 사막이 된다


독경소리에 실려 온 바람 한 자락 서성이면  파르라니 서슬 퍼런 날에 한 올  한 올 베이고  바람결 따라 흔들리던 심은, 고요한 침묵


겉은 나무처럼 메말라도 속내는 울음의 강물 한 번 건넌 내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한 마리 학이 한 발로 선다 이제 그 견고함처럼

산문으로 들어오는 묵직한 발걸음


피안과 차안 , 안과 밖, 내면과 외면은 하나이고 한 몸 이였다

낮게 드리운 독경소리에 너부죽이 엎드려 일어날 줄 모르는

쌓인 번뇌의 머리 올이 학처럼 날개 달고 다시 하늘로 솟는다

멀리멀리 노송 가지하나 물고 푸르게, 푸르게 점 하나 찍고 그 방점에 힘을 줄 것이다


가부좌 틀고 그렇게 늙어 갈 것이다 학처럼 구름처럼 물위를  떠가듯이

'창작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렁이  (0) 2011.11.28
새치   (0) 2011.11.17
어떤 씁쓸함에 대하여   (0) 2011.11.15
창작시 모음 리뷰   (0) 2011.11.15
멸치 국수를 먹다가   (0) 2011.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