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
양 동 진
파르르 어깨에 흘러내리는 눈물 한 줌 하나의 추억이 삭둑 잘리면
하나의 인연도 가뭇하게 사라져 수북이 쌓인 관계의 모래성은
흐물흐물 무너져 또 하나의 끝없는 사막이 된다
독경소리에 실려 온 바람 한 자락 서성이면 파르라니 서슬 퍼런 날에 한 올 한 올 베이고 바람결 따라 흔들리던 심은, 고요한 침묵
겉은 나무처럼 메말라도 속내는 울음의 강물 한 번 건넌 내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한 마리 학이 한 발로 선다 이제 그 견고함처럼
산문으로 들어오는 묵직한 발걸음
피안과 차안 , 안과 밖, 내면과 외면은 하나이고 한 몸 이였다
낮게 드리운 독경소리에 너부죽이 엎드려 일어날 줄 모르는
쌓인 번뇌의 머리 올이 학처럼 날개 달고 다시 하늘로 솟는다
멀리멀리 노송 가지하나 물고 푸르게, 푸르게 점 하나 찍고 그 방점에 힘을 줄 것이다
가부좌 틀고 그렇게 늙어 갈 것이다 학처럼 구름처럼 물위를 떠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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